【우리일보 노연숙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29일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해 금융중심지 지정을 신청한 것은 전국 최초다. 현재 국내 금융중심지는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 두 곳뿐으로, 전북이 제3의 금융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중심지 예정 구역은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대 총 3.59㎢다. 도는 이를 기능별로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핵심 금융기관이 입주할 중심업무지구 0.14㎢, 연관 산업과 지원 시설을 배치할 지원업무지구 1.27㎢, 금융 인력의 정주 여건을 조성할 배후주거지구 2.18㎢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자산운용, 농생명, 기후에너지 등 전북의 강점 분야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차별화된 금융 모델을 내세웠다. 서울의 종합금융, 부산의 해양·파생금융에 이어 전북 고유의 특화 영역을 구축해 국가 금융산업의 삼각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 평가단을 구성해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6월경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도는 심사 과정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정치권과 경제계, 도민과 긴밀히 협력해 금융중심지 지정의 필요성과 국가적 효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KB금융그룹은 지난 28일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KB증권·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KB국민은행 비대면 상담 조직 ‘스타링크’, KB손해보험 광역스마트센터가 들어서며, 기존 인력 150여 명에 100여 명이 추가 배치된다. 도는 국내 대표 금융지주사의 투자 결정을 환영하며,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에 동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면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지원이 뒤따른다. 금융기관 유치와 집적화를 위한 사업용 설비 설치 자금, 신규 채용 및 교육훈련 보조금이 지급된다.
법인세와 소득세는 3년간 전액, 이후 2년간 절반이 감면된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한 인센티브를 넘어 금융기관 집적과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의 금융중심지 추진은 2017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도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지정 신청을 본격화 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전북연구원과 함께 개발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약 9개월간 관계 부처와 전문가, 유관기관의 자문을 거쳐 초안을 마련했다.
이어 10~11월에는 20일간의 도민 의견 공모, 금융기관·전문가 간담회, 주민설명회를 순차적으로 열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12월에는 도의회 의견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전북은 그간 금융도시로서의 기반을 꾸준히 다져왔다. 글로벌 금융기관 16곳을 유치했고, 전국 최초로 핀테크육성지구를 지정했다. 이전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금융 교육 활성화 등 제도적 지원책도 갖췄다.
김인태 전북자치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전북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약 1,50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보유한 국내 유일 지역”이라며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중심지 지정은 국가 공인 전략적 금융거점이라는 위상을 확보하고, 지역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