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긴급 방문해 부산 금융중심지의 위상 약화를 저지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최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 및 한국거래소(KRX) 지주회사 전환 추진에 대한 시 차원의 강력한 반대 의사가 담긴 건의문을 제출했다.
박 시장은 면담에서 부산이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구축해 온 인프라와 기능이 ‘나눠먹기식’ 정책으로 인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전북 전주 일대를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국가 금융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역행적 발상”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논란과 관련해서도 본사 소재지와 핵심 기능을 법률상 부산으로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면담 직후 박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현 추진 방향에 대해 “온당치 않다”는 정무위 차원의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정부 고시까지 마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이행하지 않으면서 부산의 핵심 금융 기능을 훼손하려는 시도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한홍 정무위원장 역시 정부 추진 방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상임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해 향후 국회 차원의 논의 향방이 주목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제3금융중심지 논의는 결국 표심을 의식한 '나눠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지정된 부산 금융중심지조차 산업은행 이전 지연과 한국거래소의 핵심 기능 공동화(空洞化)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역량을 분산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금융 영토를 스스로 좁히는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
이번 박 시장의 국회 방문은 단순히 예산을 구걸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가 금융 전략의 실종을 질타하는 최후통첩이 되어야 한다. 국회는 정치적 셈법을 멈추고 부산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실질적인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거래소 본점의 법적 명문화와 산업은행법 개정이라는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