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인천=이진희 기자】인천이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바로 포뮬러원(F1) 그랑프리 유치다. 한때는 막연한 구상으로 치부되던 이 사업이 이제는 구체적인 수치와 논리를 갖춘 현실적 프로젝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최근 독일 틸케사와 국내 산업개발연구원이 수행한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 구상 및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45에 달한다는 분석은, 단순한 기대가 아닌 경제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총 8,023억 원의 투입으로 약 1조 1,697억 원에 이르는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수익을 넘어 고용 창출, 관광 활성화,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포함한 수치다.
민간 투자 기준으로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 구조다. 여기에 글로벌 미디어 노출, 국가 이미지 제고, 도시 마케팅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그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물론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는 항상 신중론이 뒤따른다. 과거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사례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초기 기대와 달리 운영 과정에서 재정적 부담이 컸던 경험은 분명 되짚어봐야 할 교훈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다. 당시와 지금은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국내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고, 관련 산업과 인프라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특히 강원 인제 서킷이 연간 2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지역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닌 복합 관광 콘텐츠로서 서킷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수도권 접근성을 모두 갖춘 도시로, 이러한 잠재력을 훨씬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확보된 타당성을 실제 사업으로 구현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현재 '국제경기대회지원법 시행령'의 지원 대상에 F1 대회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 사업으로 격상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실용과 성과를 강조하는 국정 기조 속에서, 이처럼 명확한 경제성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을 외면할 이유는 크지 않다. 국비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민간 참여 역시 자연스럽게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F1은 철저한 상업적 구조를 갖춘 이벤트인 만큼, 민간 프로모터와의 협상 여지도 충분하다. 오히려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 속에서 사업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변화한 환경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스포츠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도시 간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일 수 있다. 인천이 가진 입지적 강점과 인프라, 그리고 축적된 경험을 고려할 때, 이번 F1 유치는 충분히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적 공감대와 정치적 결단이다.
300만 인천 시민의 의지와 역량이 모인다면,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이벤트 유치를 넘어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정치권 역시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논의와 참여로 방향을 전환할 시점이다.
F1 그랑프리는 단순한 자동차 경주가 아닙니다. 그것은 도시의 브랜드를 재정의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플랫폼이다. 인천이 글로벌 톱 10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이다. 인천이 F1을 통해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서는 날, 그것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