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0 (월)

  • 흐림동두천 24.6℃
  • 백령도 22.0℃
  • 흐림강릉 25.1℃
  • 흐림서울 23.6℃
  • 흐림인천 25.0℃
  • 맑음대전 29.1℃
  • 맑음대구 33.7℃
  • 구름많음울산 30.7℃
  • 흐림광주 31.0℃
  • 구름많음부산 29.5℃
  • 흐림고창 29.5℃
  • 맑음제주 35.4℃
  • 흐림강화 23.5℃
  • 구름많음보은 29.7℃
  • 맑음금산 31.3℃
  • 흐림강진군 30.4℃
  • 구름많음경주시 30.9℃
  • 구름많음거제 27.9℃
기상청 제공

우리칼럼

【칼럼】정교분리의 탈을 쓴 종교 탄압,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한다

【우리칼럼】최근 정성호 대한민국 법무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은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자 헌법적 가치인 ‘정교분리’의 원칙을 국가 권력이 어떻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험한 신호탄이다. 정 장관은 고령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95)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83) 등 특정 종교 지도자들을 겨냥해 성경 속 “거짓 선지자”라는 표현을 쓰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법 집행의 수장이 유죄를 단정 짓고, 공적 지위에서 특정 종교를 맹비난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이며 초법적인 발상이다.

 

법무행정 책임자가 문제 삼은 핵심 혐의는 신천지 측이 특정 정당에 신도들을 강제 가입시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종교인 역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정당에 가입하고, 투표하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 수만 명의 신도를 어떻게 개별적으로 “강제” 가입시켰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증거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인의 정치 참여 자체를 민주주의 왜곡으로 모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종교는 오직 골방 속 ‘내면의 위안’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종교의 자유를 극도로 위축시키는 전체주의적 종교관에 가깝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 행정 책임장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를 왜곡해 인용했다는 점이다. 그는 일본 대법원이 ‘집권당과의 유착’ 등을 이유로 통일교에 최종 해산 명령을 내렸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일본 법원의 해산 결정문 어디에도 정치적 유착은 해산 사유로 명시되지 않았다. 일국의 법무 행정 책임이 실제 판결문과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내용을 혼동해 공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현재 국내에서 종교단체를 신속히 해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논의 중인 시점이기에, 이러한 장관의 왜곡된 인용은 특정 목적을 가진 악의적인 여론몰이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독실한 장로교 신자로 알려진 정 장관이 정교분리를 외치면서 정작 본인은 마태복음 7장 15절(“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을 인용해 특정 종교를 비난한 것 역시 지독한 자당모순이다. 자신이 비판하는 그 경계를 법무 행정 책임자 스스로 허물어버린 셈이다. 대한민국 주류 교단 이면에서 벌어지는 소수 종교 신도 대상의 납치 및 강제 개종 활동에는 침묵하면서, 특정 종교의 정치 참여만을 엄단하겠다는 태도는 공정해야 할 법 집행에 종교적 편향성이 개입돼 있음을 방증한다.

 

현재 95세의 남성과 83세의 여성이 폭력 범죄나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금 및 감시 상태에 놓여 있다. 사법적 정의가 아닌 특정 정치적 이념과 종교적 적대감이 결합해 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생이 끝나기를 바라는 잔인한 계산이 깔린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과 정치 권력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사라지지만, 인간의 내면을 지탱하는 신앙공동체는 역사 속 수많은 박해를 견뎌내며 살아남았다.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적법 절차의 원칙을 무시한 채 감행되는 지금의 마녀사냥식 탄압 역시, 결국 역사의 엄중한 평가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