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이진희 기자】인천 미추홀구 장미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둘러싸고 주민비상대책위원회와 재건축조합(추진위원회)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보공개 범위와 간담회 개최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고된다.
주민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열)는 추진위가 제시한 평당 공사비 620만 원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세대별 예상 분담금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을 상대로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는 식의 압박성 설명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정열 비대위원장은 “공사비가 구체적으로 어떤 설계와 시공 수준을 기준으로 산정됐는지 명확한 근거를 알아야 한다”며 “사업비가 늘어날 경우 세대별 추가 분담금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래삼 추진위원장은 비대위 측이 주장하는 ‘소통 거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 비대위 측(김정열 위원장·박종영 씨)이 간담회 요청 문서를 제출했으나, 일시와 장소 및 회신 기한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되어 있어 그대로 수용하기 곤란했다. 아울러 요청서에 기재된 ‘상가·오피스텔 소유자 대표협의회장’이라는 직함 역시 해당 인사가 실제 임차인으로 확인되었고, 소유자들의 적법한 대표권 위임장이나 총회 결과 등이 제출되지 않아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입장이다.
이어 7월 10일 김 위원장이 추진위 사무실을 방문해 약 30명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요구했을 때도, 양측 참석 인원이 총 60여 명에 달해 협소한 사무실 내 진행이 어려워 외부 장소 및 안전대책 수립 후 개최를 제안했으나 구체적인 일정 협의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7월 13일 추진위 사무실 앞에서 발생한 10여 명 주민들의 농성 당시에도 양측 대표 3명씩 참여하는 면담을 제안했으나, 유튜브 생중계 등 공개 방식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성사되지 않았다.
다만 추진위는 같은 날 오후 상가·오피스텔 소유자 간담회를 별도로 열어 사업 추진 상황, 권리관계, 분양계획, 공급 기준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으며, 향후 불참자들을 위한 추가 간담회와 개별 상담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의 정황을 종합하면, 추진위가 고의로 대화를 회피했다기보다는 참석 범위, 대표성 인정 여부, 그리고 간담회 진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가 소통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서 추진위가 일부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사실만으로 평당 620만 원의 산출 기준과 예상 분담금 등 핵심 정보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서 비대위의 입장을 보도한 매체(한국도시정비신문)는 자매 매체(새한일보)로부터 기사를 제공받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타 매체로부터 기사를 제공받아 게재했더라도 언론의 사실 확인(Fact-check) 및 당사자 반론 보장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추진위의 구체적인 반론과 입장이 명확히 확인된 만큼, 향후 보도 과정에서는 양측의 주장을 균형 있게 다루고 누락된 사실관계를 철저히 검증해 후속 보도에 반영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