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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칼럼

[칼럼] 월미도 '문화의거리'가 '소음의거리'로 전락해서야

【칼럼】바다와 노을, 젊음과 낭만이 어우러져야 할 인천 월미도 ‘문화의거리’가 귀를 찢는 앰프 소음으로 얼룩지고 있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까지 산책로 곳곳을 점령한 무분별한 버스킹 탓에 시민과 관광객들은 대화조차 나누기 힘들 지경이다. ‘문화’라는 허울 좋은 간판 뒤에 숨은 무질서와 소음 공해가 월미도의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고 있다.

 

인천중구문화재단이 지난 3월 소음 민원을 줄이고 건전한 버스커를 육성하겠다며 3곳의 전용 ‘버스킹존’을 지정한 것은 적절한 시도였다. 하지만 지정 구역 밖에서 벌어지는 게릴라식 공연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현장은 사실상 무법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인근 상가와 거리를 걷는 시민을 배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앰프 볼륨을 높이는 행태는 거리예술이 아닌 폭력에 가깝다. 오죽하면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바닷가 산책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겠는가.

 

가장 큰 문제는 관할 행정청의 소극적인 대응이다. "거리공연 자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단속 인력 부족으로 계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식의 해명은 수년째 되풀이되는 무책임한 면피에 불과하다. 공연 자체가 불법이 아닐지라도, 보행로를 가로막는 무단 적치물과 규정(65㏈)을 웃도는 과도한 소음은 명백한 행정 제재와 단속의 대상이다. 단속반이 지나갈 때만 잠시 볼륨을 줄였다가 다시 키우는 꼼수가 반복된다면, 단속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월미도가 '소음의거리'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우선 버스킹존 외 구역에서의 고출력 음향기기(앰프, 스피커)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상습적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 유발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엄정히 집행해야 한다. 아울러 단발성 TF 운영에 그치지 말고 주말 야간 취약 시간대 상시 현장 합동 순찰반을 가동해야 마땅하다. 나아가 버스킹존 내부 공연 역시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문화 콘텐츠로 채워지도록 사전 등록 및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문화의거리는 소수의 확성기 독점 무대가 아니라, 인천시민과 전국의 관광객 모두가 휴식을 누려야 할 공공의 자산이다. 자치단체의 방관 속에 방치된 월미도의 낭만을 되찾기 위해, 관할 관청의 단호하고 지속적인 행정 결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