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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절차'에 갇힌 행정, '생존'에 내몰린 입주민...미추1구역의 해법은 무엇인가

【우리일보 칼럼】새집으로 이사할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인천 미추1구역 수분양자들이 지금 마주한 현실은 차가운 ‘입주 불가’ 통보다. 아파트는 이미 제 모습을 갖추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서류 뭉치와 법리 해석의 틈바구니 속에서 정작 사람의 온기는 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행정 절차의 선후 관계다. 미추홀구청은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가 선행돼야 주택법상 임시 사용승인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반면, 최근 제시된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재개발 사업의 근간인 도시정비법 제83조 제5항을 적용한다면, 변경 인가 절차와 무관하게 건물이 관리처분계획에 적합하기만 하면 ‘준공 전 사용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논리다.

 

법은 정체된 문구가 아니라 살아있는 상식이어야 한다. 주택법이 일반적인 주택 건설을 규율한다면, 도시정비법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재개발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특별법적 성격을 띤다. 이미 서울을 비롯한 전국 80여 곳의 재개발 사업지에서 도시정비법을 근거로 입주의 물꼬를 튼 사례가 있다는 사실은, 미추홀구청이 든 ‘불가’의 명분이 얼마나 얇은지를 방증한다.

 

다행히 최근 미추홀구청 관계자는 “서류 제출 시 적극 검토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전히 ‘서류가 먼저’라는 소극적 태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쉽다. 조합 내 분쟁으로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되는 비상 상황이라면, 구청은 단순히 신청서를 기다리는 수동적 주체를 넘어 적극적인 조정자로 나서야 한다.

 

수분양자들은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 조합의 내홍과 행정의 경직성 때문에 전셋집을 빼고 이삿짐 센터를 예약한 무고한 시민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면, 그것은 행정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사회적 비용의 낭비다.

 

이제 공은 다시 조합과 구청으로 넘어왔다. 조합과 시공사는 구청이 요구한 서류를 최단 시간 내에 보완해 명분을 제공해야 하고, 구청은 이를 ‘도시정비법’의 관점에서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법무법인의 의견서가 지적하듯, 물리적으로 완성된 건축물이 관리처분계획에 부합하고 입주자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행정은 ‘절차의 완결성’보다 ‘민생의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 3월 말 입주를 기다리는 수천 명의 눈동자가 구청의 펜 끝을 주목하고 있다. 미추홀구청이 보여줘야 할 것은 규제기관의 권위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보듬는 ‘적극 행정’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