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동하 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인 7월 5일 저녁,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마당은 애니메이션 음악의 향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라티아 앙상블’이 마련한 ‘2025 황금 토끼’ 야외 음악회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최훈 동구의원의 사회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작을 아우르는 테마로 구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사회를 맡은 최훈은 작품과 음악을 잇는 다채로운 해설로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으며, 공연장을 찾은 수백 명의 시민들은 낯익은 선율에 귀를 기울이며 감탄을 쏟아냈다.
무대 위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안소연, 첼리스트 최다원, 피아니스트 장송희, 오보이스트 강석찬이 완벽한 호흡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지브리 대표곡들을 연주했다. 연주자들의 깊이 있는 해석과 생생한 음색은 야외 무대의 밤공기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관객 참여형 무대였다. ‘벼랑 위의 포뇨’와 ‘언제나 몇 번이라도’ 연주 중, 어린이 관객들이 무대에 초대되어 셰이커를 흔들며 연주에 함께했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참여에 관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고,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관객 박 모 씨(39)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을 찾기 어려운데, 이렇게 수준 높은 연주를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음악을 통해 아이와 교감할 수 있었고, 무대 참여로 아이가 클래식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조명과 함께 한층 낭만적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곡 ‘인생의 회전목마’ 연주가 끝나자 객석 곳곳에서 앙코르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라티아 앙상블은 열정적인 연주로 화답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을 이끈 그라티아 앙상블의 최다원 대표는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음악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해 무대를 완성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이번 공연은 인천의 여름밤을 특별한 음악의 순간으로 물들였다. 그라티아 앙상블이 앞으로 선보일 무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