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시가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또 하나의 성과를 기록했다. 9월 30일 오후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열린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접견은 무역·투자 협력에서부터 청년 교류, 해양 협력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의제를 다루며 실질적 협력의 전기를 마련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체첩 헤라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환영하며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중심 국가이자 대한민국의 핵심 파트너”라며 “이번 만남이 양국 협력을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50년 교류, CEPA 기반 협력 확대
양국은 지난 1973년 수교 이후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특히 2017년에는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고, 2023년 발효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은 경제·산업 협력의 토대를 확장시켰다. 이날 접견에서 박 시장은 CEPA를 기반으로 신수도 건설, 청정에너지, 디지털·ICT,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부산의 참여 가능성을 적극 제시했다.
수라바야와의 우정, 부산형 국제 모델로
특히 부산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는 1994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청소년 교류, 예술단 파견, 대표단 상호 방문을 통해 30년 넘게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박 시장은 “수라바야와의 협력은 부산이 아세안과 맺은 관계의 대표적 사례”라며 “부산형 국제 협력 모델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무역 성과와 할랄인증 지원
경제 분야 협력도 주목된다. 부산시는 지난 7월 자카르타에 파견한 아세안 소비재 무역사절단을 통해 약 18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성과를 거두었다. 더불어 부산인도네시아센터에 설치된 할랄인증센터를 통해 부산 중소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할랄 소비자 시장을 보유한 국가로, 부산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양도시 부산, 미래산업 협력 강조
부산이 가진 해양도시로서의 장점도 강조됐다. 박 시장은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과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을 갖춘 글로벌 해양 거점 도시”라며 “해양·수산 협력은 물론 AI, ICT, 양자컴퓨터 등 신산업까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이 전통 제조업을 넘어 미래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적자원·청년 교류 협력 기대
이에 대해 체첩 헤라완 대사는 “부산과 수라바야의 오랜 교류는 두 도시 간 협력의 기반”이라며 “부산의 해양 교육과 인적자원 개발 역량이 인도네시아 청년층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청년층으로, 인적자원 개발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며 부산과의 협력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화 교류 확대, 아세안 거점으로
문화 교류에 대한 의지도 확인됐다. 체첩 대사는 “인도네시아는 부산에서 열리는 축제와 문화 행사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시민과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며 “부산이 아세안 문화 교류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기대감, 글로벌 도시 도약 의지
한편, 현장에 함께한 시민과 관계자들은 “부산이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아세안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모습이 든든하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부산시의회 역시 “무역·투자뿐 아니라 청년 교류와 문화 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접견을 마무리하며 “이번 만남은 무역·투자뿐만 아니라 문화, 청년, 해양 등 다방면 협력의 계기”라며 “부산을 글로벌 도시로 도약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이 인도네시아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미래는 아세안 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