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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로봇 혁신기술로 ‘미래 부산’ 본격 가동

민·관 합작 스마트시티 사업법인 출범
여의도급 규모 신도시에 5.6조 투입
25개 스마트 혁신서비스 단계 구축
로봇·데이터 기반 생활서비스 실증
선도지구 수익, 서비스 고도화에 재투자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일원에서 국가시범도시 조성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한국수자원공사, 부산도시공사, 민간 기업이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스마트시티부산 주식회사’와 손잡고, 로봇 혁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미래형 스마트라이프 구현에 본격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국가시범도시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 프로젝트로, 향후 부산의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스마트시티부산 주식회사는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도시공사 등 공공부문과 LG CNS, 신한은행, 현대건설 등 11개 민간 기업이 공동 출자한 민·관 합작법인이다. 앞으로 5년간 국가시범도시 선도지구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교통, 에너지, 보건, 생활, 문화 분야에 다양한 스마트서비스를 도입·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로봇 서비스를 우선 도입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 도시를 구현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15년에 걸쳐 조성된다. 이 가운데 구축 기간 5년, 운영 기간 10년으로 나뉘며, 총 사업비는 약 5조 6천억 원 규모다. 여의도와 비슷한 2.8제곱킬로미터(약 84만 평)의 백지 부지에 상업·업무·주거·문화 기능을 복합 배치하고, 데이터 기반 도시운영, 통합 모빌리티, 제로에너지 시스템,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서비스 등 25개 스마트 혁신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건물을 올리는 개발 사업이 아니라, 도시 운영과 서비스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실험장이 되는 셈이다.

 

국가시범도시의 특징은 개발 수익 구조에도 반영된다. 선도지구 조성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단기 이익으로 회수하지 않고, 스마트서비스 구축과 고도화, 신규 서비스 개발에 재투자된다. 민간의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시 운영에 반영하는 민·관 공동사업 구조로 설계해, 혁신기술이 도시 전체로 순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는 “도시 공간을 실험실처럼 활용하는 동시에, 그 성과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로봇 서비스는 국가시범도시 조성의 상징적인 1단계 사업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내 공동주택 단지 두 곳을 대상으로 순찰·바리스타·짐캐리·청소 등 네 가지 로봇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어제(16일) 오전에는 입주 단지에서 오픈식을 열고, 국회의원과 구청장, 시·구의원, 입주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취지와 추진 경과, 서비스 내용을 소개했다. 행사에서는 단지 내를 자율 주행하며 순찰하는 로봇, 커뮤니티센터에서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 로봇, 공용 공간을 청소하는 로봇, 지하주차장에서 집 앞까지 짐을 운반해 주는 짐캐리 로봇 등이 실제로 시연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국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로봇 통합 관제 플랫폼을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리사무소와 관제센터는 통합 시스템을 통해 로봇 운행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고, 화재나 안전사고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향후에는 창문을 청소하는 외벽청소 로봇, 고령자와 근로자의 신체 부담을 줄여주는 웨어러블 보조 로봇 등 유상 렌털 서비스도 도입해 주거환경 개선과 노동강도 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로봇 서비스뿐 아니라 교통·에너지·환경·보건 등 전 영역에 스마트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자율주행 기반 서비스로서의 이동(MaaS) 도입, 제로에너지 빌딩 실증, 원격의료·헬스케어 서비스, 도시 전역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운영센터 구축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시는 “시민들이 입주 초기부터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 반응도 우호적이다. 시범 단지 주민들은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오르내리던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 같다”, “야간 순찰 로봇이 있어 안심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고, 어린이들은 “로봇이 아파트를 지켜준다”며 관심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서비스 만족도와 운영 효율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로봇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부산의 미래 도시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 무대”라며 “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도시공사가 공공 출자자로서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국가시범도시가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 서비스를 누리는 미래도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