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시가 유치원 아이들이 직접 정원을 가꾸는 1유치원 1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행복도시 부산’을 그려가고 있다. 시는 공원 여가프로그램의 하나로 소공원과 어린이공원을 활용해 유치원생이 직접 정원을 가꾸는 ‘꿈을 그린 원정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집에서 15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공원이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시청사 4층 하늘정원에서 ‘하늘정원 꿈을 그린 원정대’가 먼저 진행되고 있다. 시청 어린이집 7세반 24명의 어린이들이 주 1회씩 참여해 씨앗 뿌리기, 모종 심기, 화단 꾸미기, 자연물을 활용한 공예 활동 등 다양한 가드닝 수업을 받고 있다. 하늘정원 일부 구역은 이 아이들이 직접 가꾸는 전용 공간으로 지정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과 식물이 자라고 정원이 변해가는 모습을 아이들이 몸소 경험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생활 원예 수업과 체험형 수업을 결합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씨앗공 만들기와 가든 스케치 활동을 통해 식물의 생장 과정을 상상해 보고, ‘우리 꽃밭 상자 꾸미기’와 ‘나만의 정원 이름표 만들기’로 정원에 대한 애착을 키운다. 허브향을 활용한 감각 정원, 자연물 콜라주 만들기, 수생식물과 곤충을 활용한 미니 테라리움, 미니 연꽃 화분 아트, 크리스마스 정원 꾸미기 등 다채로운 수업도 이어진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한 해 동안 가꾼 정원을 함께 돌아보는 ‘가든파티’ 형식의 수료식도 계획되어 있다.
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식물을 보살피는 경험을 통해 생태 감수성을 기르고, 스스로 만든 공간에 대한 책임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늘정원은 주말과 휴일에 가족 방문이 가능해, 부모와 보호자들이 아이의 안내를 받으며 ‘나만의 정원’을 함께 둘러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가족 소통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시범사업 경험을 토대로 내년 3월부터 사업을 전면 확대한다. 구·군과 유치원의 신청을 받아 유치원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공원 8곳을 선정해 본격적인 ‘꿈을 그린 원정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선정된 곳에서는 유치원 1곳과 공원 1곳을 연계해 사계절 내내 정원을 가꾸는 장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후 성과를 평가해 참여 구·군과 대상 공원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 사업은 단순한 조경 활동을 넘어 도시 정책과도 연결된다. 도심 속 가까운 공원은 아이들에게 자연 놀이터, 부모에게는 휴식과 소통 공간, 지역사회에는 녹색 인프라로 기능한다. 시는 정원 가꾸기 과정에 물 절약, 쓰레기 줄이기, 생물다양성 이해 등 기초 환경교육 내용을 함께 녹여,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 감수성을 익히도록 할 계획이다. 어린이들이 직접 공원 변화를 만들어가는 경험은 도시와 자연에 대한 시각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어린이는 “내가 심은 꽃에 물을 주니 키가 쑥쑥 큰다”며 즐거움을 표현했고,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정원을 보러 올 수 있어 주말 나들이 장소가 생겼다”고 반겼다. 교사들은 “실내 수업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생태 감수성을 공원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어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부산시 푸른도시국장은 “정원이 곧 놀이터가 되고, 공원이 곧 교실이 되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집에서 15분 거리 안에 있는 공원에서 아이들이 흙을 밟고 웃을 수 있도록 정원 문화와 도시 녹색 정책을 함께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