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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옥 변호사, 30년 법정의 시간을 시로 기록하다,이혼·가족 사건 너머 ‘사람의 마음’을 담은 법정 시집 3부작 출간

한 변호사의 30년 조용한 관찰이 만들어낸 ‘사람의 마음’에 대한 보고서

 

【우리일보 이은영 기자】 가족법 분야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온 안귀옥 변호사가 법정과 삶의 경계에서 건져 올린 감정들을 시로 엮어낸 법정 시집 3부작을 이지출판을 통해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법률가의 기록이자, 인간의 마음을 오래 지켜본 증언, 그리고 상처와 회복에 대한 조용한 위로를 담아낸 문학적 결실이다.

 

안귀옥 변호사는 인천 최초 여성 변호사로서 이혼, 양육권, 상속,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등 수많은 사건 속에서 “판결 너머의 삶”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왔다. 그는 “사건은 법정에서 끝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이후에도 오래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시집을 쓰기 시작했다.

 

1권 ‘내 안에 머물고 있는 순간들’에는 법정에서 시작되지만 법정 밖의 일상과 인간의 내면에 깊이 닿아 있는 시편들이 담겼다. 말하지 못한 감정, 침묵 속에 떨어지는 눈물, 잊었다고 믿었던 마음의 잔향이 섬세한 언어로 포착된다. 커피 시인 윤보영은 이 책을 두고 “부부와 가족의 갈등을 시를 통해 치유하는 귀한 선물이며, 법조인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지침서” 라고 평했다.

 

2권 ‘조용히 무너지는 것들’에서는 이혼과 관계 파탄의 뒷면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붕괴를 시로 기록했다. 억울함, 분노, 체념과 용서 사이에서 사람들은 소리 없이 무너진다. 안귀옥 변호사는 그 무너짐을 재판 기록이 아닌 감정의 기록으로 남겼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헤어짐을 다루는 법정에서, 그 너머의 삶을 품은 시집이 태어났다. 상처받은 이들을 향한 조용한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추천사를 전했다.

 

세 번째 시집은 이별 이후에 찾아오는 자기 회복과 재발견을 이야기한다. 가족의 해체, 관계의 상실, 방향을 잃은 마음이 결국 다시 삶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권갑하 시인은 “안귀옥 시인의 시는 슬픔을 위로로, 상처를 빛으로 바꾸는 삶의 변호문이다” 라고 평하며 이 시집의 따뜻한 힘을 강조했다.

 

한편 안귀옥 변호사는 이번 3부작에 담긴 마음을 “30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이 울던 날들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이 시집은 그 마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쓴 기록입니다. 부디 이 시들이 누군가의 오늘을 조금 덜 아프게 하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