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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출 어쩌나"… 중국산 배터리·부품, 제3국서 한국 맹추격

美 수출 막히자 아세안·인도로 우회
관세 피한 '풍선 효과', 한국엔 불똥
배터리·부품 중간재, 제3국 공략 가속
유럽·아프리카서 韓·中 '외나무다리'
"기술력만이 살길" 고부가가치로 뚫어야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이면 중국 수출이 주저앉을 줄 알았지만, 중국은 이미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가 15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중국이 미국의 '관세 몽둥이'를 피해 제3국으로 수출 뱃머리를 급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새로운 항로가 한국의 수출길과 겹친다는 점이다.

 

소비재 대신 '중간재'로 우회 침투

주목할 지점은 '품목'이다. 마케팅이나 유통망 장벽이 높은 소비재 대신 기업들이 쓰는 '중간재' 시장을 파고들었다. 무선통신기기 부품이나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미국 판로가 막히자 유럽이나 아세안 공장으로 납품처를 돌리는 식이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실제 중국산 배터리의 대미 수출은 쪼그라들었지만, 전 세계 수출은 되레 24% 가까이 급증했다.

 

아세안·EU·인도… 좁아지는 '외나무다리'

중국이 낙점한 '4대 도피처'는 아세안·EU·인도·아프리카다. 하나같이 한국 기업들도 공들이는 핵심 승부처다. 보고서는 당장의 양국 수출 경합도가 작년과 비슷해 "아직은 괜찮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관세 부과 이후 이들 지역에서 한·중 간 경쟁이 격화했던 전례 탓이다. 향후 수년 내 우리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서 중국발 저가 공세와 '피 튀기는' 혈투를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답은 '체급 차이' 벌리기

답은 결국 '체급 벌리기'에 있다. 무역협회 허슬비 연구원은 작금의 상황을 두고 "단순 임기응변이 아닌 중국 수출의 구조적 변화"라고 짚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똑같이 맞불을 놔선 승산이 없다는 지적이다.

 

해법은 '고급화'뿐이다. 중국이 넘볼 수 없는 기술·품질 초격차를 확보하고, 경쟁 압력이 낮은 틈새시장을 선점하는 '영리한 전략'이 시급한 시점이다. 미국이 쏘아 올린 관세 나비효과가 한국 수출 전선에 태풍으로 밀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