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이재준 기자】“기후위기로 인한 가뭄 때문에 강 수위가 낮아져 배를 탈 수 없어 학교에 가지 못했어요.”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의장단에 미래세대 의견을 전하고자 나선 아마존 원주민 어린이의 말이다. 현재 아마존은 지속적 가뭄으로 생활과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식수원 오염과 고갈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글로벌 복지단체 국제위러브유(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가 11일(현지시각), 브라질 호라이마주 아마존 원주민마을에 물펌프 2대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기증식을 열었다. 지난 5월, 산불로 수도 파이프가 손상돼 물부족을 겪던 제1소로카이마 마을에 물펌프 2대와 보건소 확장공사를 지원한 데 이은 두 번째 아마존 원주민 지원이다.
위러브유는 테수 파사리뉴 마을과 에브론 마을에 각각 물펌프를 설치하며 따뜻한 희망의 손길을 전했다. 지원이 이뤄진 두 마을은 총 400명가량이 거주하는 곳으로, 오랜 가뭄으로 강과 호수가 말라 주민들이 직접 임시 우물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물의 얕은 수심, 수질오염 등으로 안전한 수원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이번 지원이 주민들의 건강보호는 물론 생활환경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수혜 지역은 앞서 6월부터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FUNAI)과의 협의와 현장답사를 거쳐 선정했다. 기증식 이후 마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위생교육도 실시했다.
위러브유 관계자는 “해마다 기후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이웃들이 늘고 있다. 가뭄으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없어 고통받는 아마존 원주민들을 돕고자 물펌프 설치에 나섰다”며 “어머니 사랑의 마음으로 전하는 온정의 손길이 주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지원은 지난 11월 인천에서 열린 ‘제23회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에서 약속했던 기후재난 피해국 지원의 일환이다.
기증식에는 정부 관계자, 주민, 위러브유 회원 등이 참여해 축하의 장이 됐다. 현장에 함께한 카롤리나 리마 페르지거웅 호라이마 동부 원주민보건부 위생·환경기술지원 담당자는 “이번 물펌프 시추를 통해 시간당 3000리터 이상의 물을 확보하게 됐다. 식수 공급이 확대되어 주민들의 건강 개선은 물론, 보건과 교육 서비스 역시 더 원활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설치된 물펌프에서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에브론 마을 설립자 중 하나인 마르셀리누 암브로지우 씨는 “대략 8개 마을의 아이들이 이곳 학교로 공부하러 오는데 깨끗한 물이 없어 병에 자주 걸렸다. 이렇게 건강한 물을 얻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글레이송 씨는 “건기 때마다 물을 구하러 다녀야 했고, 물이 떨어질 것을 늘 염려했다. 이제는 물펌프가 가족들에게 생명을 가져다주고 어려움을 해결해줄 것”이라며 “따뜻하고 선한 마음으로 지원을 베풀어준 위러브유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위러브유는 30년간 다각도의 복지활동으로 세계 각지에 희망을 전해왔다. 브라질에서만도 연방구 소재 고등학교에 도서관을 조성해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했고, 아마조나스주 취약계층 325가정에 식료품 세트를 전하며 따스한 이웃사랑도 실천했다. 앞서 5월에는 10개국에서 학생들이 올바른 손 씻기 습관을 길러 수인성 질병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클린핸즈(Clean Hands)’ 위생교육과 위생용품을 지원했다. 17개 학교 7000여 명이 위생의 중요성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이 밖에도 저수·수도 시설 확충, 노후 화장실 개보수 등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으로 깨끗한 물과 위생환경 조성에도 기여했다.
국내에서는 ‘2025 따뜻한 겨울 보내기 지원사업’이 한창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취약계층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돕고자 난방용품·김장김치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해마다 명절이면 전국 관공서와 연계해 복지소외 이웃에게 생필품·식료품·방한용품 등을 전하며 온정을 나눴다. 2008년부터 17년째 이어온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에는 77개국 32만여 명이 도심·산·강·바다 등을 2100여 회 정화해 건강한 지구 조성에 힘을 보탰다. 글로벌 헌혈 활동인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지역 혈액수급난 해소에도 기여한다.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인 국제위러브유는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슬로건 아래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지속가능한 평화를 목표로 글로벌 복지활동을 펼친다. 전 세계서 환경보전, 긴급구호, 빈곤·기아 해소, 물·위생 보장, 건강보건, 교육지원, 사회복지 등 다방면에서 1만800회 이상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국제사회 최대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도 발걸음을 맞춘다. 이러한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행보에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1000여 건의 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