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서울=이재준 기자】한국 영화계의 거대한 별, '국민 배우' 안성기가 가족과 동료들의 깊은 애도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故) 안성기의 장례 미사와 영화인장 영결식이 엄수됐다. 평소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미사를 집전했으며, 유가족과 영화계 선후배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행보를 함께했다.
이날 영결식의 가장 큰 울림은 고인이 생전 아들에게 남겼던 편지 내용이었다. 영결식 중 고인의 아들이 낭독한 이 편지에는 아버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안성기는 편지를 통해 “세상에 필요한 건 똑똑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경쟁과 성취보다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겸손의 가치를 강조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고의 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평생 지켜온 소박하고 정직한 삶의 태도가 아들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한번 세상에 전달됐다.
안성기는 아역 배우로 데뷔해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한국 영화의 성장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서민의 삶을 대변해온 그는 현장에서는 엄격한 프로였으나, 뒤에서는 늘 인자한 선배이자 동료로 기억되고 있다.
장례식에 참석한 영화계 관계자들은 “그는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넘어, 영화인의 품격을 세운 거목이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평소의 성품처럼 경건하고 조용하게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하며 마무리됐다.
한국 영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큰 별은 이제 편지 속 메시지를 남긴 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