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인천=이은영 기자】인천시가 28일 발표한 긴급 기자회견은 단순한 현안 대응을 넘어,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인천 주권 선언’에 가깝다.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시각에서 이번 발표가 인천시에 어떤 변곡점이 될지,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재외동포청 이전 논란은 인천 시민들에게 큰 상처였습니다. 500만 서명운동을 통해 어렵게 유치한 기관이 개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서울행’을 운운한 것은 인천의 상징성을 무시한 처사였기 때문이다.
유 시장이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이전은 없다”는 확답을 끌어내고, 청사 임대료 문제 등을 “기관장의 고유 업무”라고 선을 그은 것은 매우 영리한 전략이다. 이는 지자체가 국가기관의 뒷바라지나 하는 ‘을’이 아니라, 당당한 행정 파트너임을 천명한 것이다. 특히 타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한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인천의 자존심을 세우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움직임에 대해 유 시장이 꺼내 든 논리는 ‘현장성’과 ‘역사성’이다.▲환경공단이 없는 수도권 매립지 정책이 가능하겠는가?▲항공안전기술원이 인천공항을 떠나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이 질문들은 매우 날카롭습니다. 인천 내 공공기관 비중이 전국 최하위 수준(2.3%)이라는 통계적 근거를 제시하며 ‘지방분권’의 탈을 쓴 ‘인천 홀대’를 정면으로 비판한 점은, 향후 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치밀한 포석으로 보인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최근 발표된 시금고 이자율 전국 1위(4.57%) 성과다. 이는 인천시가 살림살이를 얼마나 똑똑하게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다.
기자가 보기에 유 시장은 이러한 내실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할 일을 다 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약속(수도권매립지 이관 등)을 지킬 차례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재정적 자립 능력과 행정의 효율성을 증명했으니, 더 이상 중앙정부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유 시장이 제안한 ‘민·관·정 비상대책협의체’는 여야를 막론한 초당적 결집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인천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는 단 하나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전포고다.
인천시는 이제 ‘서울의 변두리’나 ‘관문 도시’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300만 시민의 결집된 힘이 정부의 응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인천의 자존심을 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