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시립구덕도서관이 지역주민의 마음 건강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서관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매주 수요일, 도서관 문화강좌실에서 ‘게슈탈트 미술치료, 그림으로 나를 만나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총 4차시로 진행되는 이번 강좌에는 성인 주민 15명이 참여해 소규모로 깊이 있는 심리 치유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프로그램은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돌볼 여유를 갖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미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안전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림에 드러난 상징과 색채를 함께 해석해 보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갖는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리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정리해 보는 ‘과정 중심 치유’가 핵심이다.
수업은 임상미술심리상담전문가 이상희 박사가 맡는다. 이 박사는 게슈탈트 접근을 기반으로 ‘지금 여기’에서의 감각과 감정을 인식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반복되는 고민이나 갈등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선과 색을 활용해 자신의 긴장과 불안을 시각화해 보고, 작품에 대한 나눔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도 하게 된다.
구덕도서관은 이번 프로그램이 책 읽기와 더불어 도서관이 제공할 수 있는 ‘정서 지원 서비스’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동네 도서관이 심리 안정을 돕는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로그램 신청은 이미 마감됐지만, 도서관은 향후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장말숙 구덕도서관장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까지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에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재정비하는 작은 쉼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독서·문화 활동과 연계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도서관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