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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 AI 영어학습 프로그램 ‘눈길’, 부산교육청이 선보인다

학생 주도 AI 기반 문해력 학습
단어 하나로 뜻·예문·지문까지 생성
생소·혼동·친숙 단계별 반복 지원
교사 시범운영서 활용성 높게 평가
김석준 교육감 “다른 교과로 확장”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광역시교육청이 학생 스스로 학습 흐름을 설계하는 AI 기반 영어 문해력 프로그램 ‘눈길’을 오는 26일 처음 선보인다. 교육정책연구소 AI·데이터연구팀이 개발한 핵심 모듈 ‘펜터러시(Penteracy)’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교실과 가정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한 자기주도형 학습 도구를 목표로 한다. 특히 텍스트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단어, 문장, 지문, 문해력 문제까지 한 번에 연결해 주는 구조를 갖춰 학습자 스스로 ‘읽기–쓰기–이해–확장’의 전 과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육청은 코로나19 이후 학습 격차와 문해력 저하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흥미를 반영한 맞춤형 학습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펜터러시는 이름 그대로 ‘펜(Pen)’과 ‘리터러시(Literacy)’를 결합한 개념으로, 학생이 직접 써보며 익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학습 도구다. 중·고등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설계돼, 학습자가 단어 하나를 입력하면 뜻과 발음기호는 물론 예문, 예문이 포함된 짧은 지문, 지문을 바탕으로 한 이해·추론 문제까지 AI가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 학생은 생성된 문제를 풀어 보며 모르는 단어를 다시 고르고, 거기에서 또 다른 지문과 문제를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학습 맥락을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흥미를 느낀 영역에서는 더 깊이 들어가고, 어려운 부분은 반복 학습으로 보완할 수 있어, ‘한 줄의 단어 입력’이 ‘자기만의 학습 지도’로 이어지는 구조다.

 

학습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도 눈에 띈다. 프로그램은 학습자가 다룬 단어를 ‘생소–혼동–친숙’ 세 단계로 분류해 단어장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이 스스로 단어의 익숙함 정도를 표시하면, 시스템은 생소하거나 헷갈리는 단어 위주로 반복 노출해 복습을 유도한다. 발음기호 제공과 함께 듣기 파일, 재생 속도 조절 기능이 포함돼 있어, 같은 단어를 읽기·듣기·말하기 활동에 고루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시험 중심 암기를 넘어 실제 사용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된 기능으로, 문해력과 어휘력, 듣기·발음 능력을 동시에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식 공개에 앞서 부산교육청은 지난 9월 한 달간 교사 20여 명이 참여하는 현장 시험운영을 진행했다. 참여 교사들은 “단어를 다양한 문맥 속에서 접하게 해 어휘 이해 범위를 넓히는 데 효과적”이라며 “교사가 모든 자료를 일일이 만들지 않아도 수준과 학습 목적에 맞는 지문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어 수업 준비 시간도 줄어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학년·수준에 따라 지문 길이를 조절하고, 생성형 AI와 연동한 ‘지시문 자동 생성’ 기능은 프롬프트 작성에 부담을 느끼는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장에서는 방과후학교, 자율학습, 온라인 보충학습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교육청은 ‘눈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와 수준에 맞는 단어·지문을 골라가며 ‘맞춤형 학습 경로’를 스스로 설계하는 경험을 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특정 교과서나 시험 범위에 한정된 학습이 아니라, 학생이 직접 선택한 주제에서 출발해 어휘와 문장을 넓혀 가는 구조로 설계한 만큼, 자연스럽게 읽기량을 늘리고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AI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별 강점·약점을 시각화해 담임·영어교사와 공유하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공개 이후 부산시교육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용을 원하는 경우 부산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교육정책연구소 홈으로 이동한 뒤 ‘Penteracy 게시판’에서 파일을 내려받으면 된다.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를 꾸준히 수집해 기능을 보완하고, 타 시·도 교육청과의 공유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AI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은 단순 편리함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문해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우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영어를 시작으로 국어, 수리력, 융합·탐구 영역 등 다양한 교과에서도 학생 맞춤형 AI 학습 기반을 넓혀 미래 교육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