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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시 "퐁피듀 매년 75억 적자? 문화시설이라 당연"... 위험천만 '혈세 불감증'

B/C 1.01 '살얼음판'에도... 환율·공사비 급등 변수엔 "대책 없다"
"재정자립도 40%면 우수" 황당 해명... 10년이면 운영 적자만 750억
로열티는 '깜깜이', 적자는 '불가피'... "명품관 모셔오기 위해 시민 지갑 터나"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퐁피듀 센터 부산' 유치 사업이 첫 단추인 경제성 분석 단계부터 흔들리고 있다. 유치 시 매년 7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운영 적자가 예고됐음에도, 부산시는 "문화시설의 적자는 구조적으로 당연하다"는 안일한 인식을 드러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사업 타당성의 지표인 비용편익비(B/C)가 1.01로 간신히 기준점을 넘긴 상황에서, 시 당국은 최근 급등하는 고환율과 공사비 상승 변수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혈세 낭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 "매년 75억 적자, 10년이면 750억"... 밑 빠진 독 되나

4일 본지가 입수한 부산시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퐁피듀 센터 부산 운영 시 연간 비용은 125억 원에 달하는 반면 수입은 5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개관하는 순간부터 매년 75억 원의 순수 시비(세금)가 운영비로만 증발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화시설은 애초에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시민 문화향유가 주목적"이라며 "재정자립도 40%는 타 국공립 시설에 비해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퐁피듀'라는 브랜드의 특수성을 간과한 '물타기'라는 지적이다. 지역 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순수 시립 미술관이 지역 작가를 육성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한다면 '문화 복지' 논리가 통하겠지만, 해외 유명 미술관의 브랜드를 빌려오기 위해 수백억 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발생한 운영 적자까지 '착한 적자'로 포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 B/C 1.01의 '살얼음판'... 내부서도 "위태롭다" 자인

경제적 타당성 분석(B/C) 수치인 '1.01'의 신뢰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통상 B/C 값이 1.0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보지만, 0.01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에 불과해 관광객 수요가 조금만 줄거나 비용이 늘어나면 즉시 '경제성 없음'으로 전락할 수 있는 수치다.

 

실제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유로화 환율 변동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B/C 분석은 낙관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담당 부서 관계자조차 본지 취재진에게 "환율 변동과 공사비 이슈 등을 고려하면 (B/C 값이) 위태로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일부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리스크 관리 대책에 대해서는 "본 계약 체결 후 설계 공모 과정에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 "가격표도 안 보여주는 명품관?"... 여전한 깜깜이 계약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계약임에도 시민의 알 권리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부산시는 핵심 쟁점인 '브랜드 로열티' 규모와 지급 조건에 대해 "상대방과의 비밀유지 의무"를 이유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열리는 민간의 고흐 전시 등도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공공 사업을 민간 상업 전시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천억 원의 세금을 쓰면서 계약서조차 보여주지 않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수입 명품관을 들여오면서 가격표도 확인하지 않고, 유지비는 시민 주머니에서 털어가겠다는 '깜깜이 행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