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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칼럼

[칼럼]옷깃이 닿아도 극심한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란

가벼운 타박상이나 수술 후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처가 아문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해지고, 일반적인 진통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단순한 회복 과정으로만 보기 어렵다. 특히 옷이 스치거나 바람이 닿는 정도의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면, 일상적인 통증이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이나 수술 등 말초 손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통증 조절 체계와 자율신경계 기능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질환이다. 손상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강한 통증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 이상, 운동 장애, 자율신경계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은 주로 팔, 다리 등 사지에서 시작되고, 상지에서 비교적 더 흔히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환자에서 외상 이후에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절로 인한 장기간의 고정, 염좌, 수술 후, 치과 치료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고, 비교적 경미한 손상 후에도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손상의 크기와 통증의 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점이 이 질환의 중요한 특징이다.

 

장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말초 손상 이후 중추 신경계의 통증 처리 과정과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외상의 정도와 통증의 강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치료 이후에도 통증 양상이 변화하거나 지속될 수 있어 조기 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손상 부위 인근의 통증과 부종이 관찰될 수 있고, 피부 온도 변화, 발한 증가 등 자율신경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감각이 과도하게 예민해지거나 근육 경련, 움직임의 불편함도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 움직임 제한, 피부색 변화, 손발톱 변화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의 경과와 조합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통증은 일반적인 통증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환자들은 통증을 ‘타는 듯하다’, ‘칼로 찌르는 것 같다’, ‘조이는 느낌’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가벼운 접촉이나 바람, 옷이 스치는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통증이 예상되는 회복 기간보다 오래 지속되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이다.

 

진단은 단일 검사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통증의 양상과 강도, 감각 변화, 운동 제한, 자율신경계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X-ray, 뼈 스캔, MRI,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 체열 검사 등은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보조적으로 활용된다.

 

장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임상 증상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질환”이라며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수록 증상 조절과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재활치료, 심리치료 등을 병행해 진행된다. 진통소염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근육이완제, 스테로이드, 비타민 등 다양한 약물이 사용될 수 있고, 통증 억제 회로를 자극하는 ‘경피적 전기 자극 치료(TENS)’도 활용된다. 필요에 따라 교감신경차단술과 같은 신경차단 요법을 시행하고, 보존적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경우에는 척수신경자극기나 척수약물주입기와 같은 통증 조절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 통증이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이나 불안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정신과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증상 조절과 일상 기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며 “통증이 비정상적으로 오래 지속된다면 참고 견디기보다는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