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매년 3월 1일이 되면 우리는 태극기를 게양하고,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을 떠올린다. 그러나 3·1절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1919년 3월 1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울려 퍼진 독립의 외침은 일제강점기라는 암흑 속에서 민족의 존엄과 자주독립의 의지를 온 세계에 알린 역사적 선언이었다. 3·1운동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살아 있는 역사다.
3·1운동의 가장 큰 의미는 ‘민중의 힘’에 있다. 그날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학생, 농민, 상인, 종교인 등 평범한 백성들이었다. 이들은 신분과 지역, 종교를 초월해 하나의 뜻으로 모였다. 독립선언서에 담긴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는 문장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민중 스스로가 나라의 주체임을 천명한 시대적 외침이었다.
또한, 주목할 점은 3·1운동이 비폭력·평화 시위를 지향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평화, 인권을 향한 당당한 요구였다. 이러한 정신은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에는 바로 이 3·1운동의 정신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3·1절은 단순히 기념일로 여겨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보다는 휴일의 의미로만 받아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고통을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기억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3·1운동의 정신은 박물관 속에 보존된 유물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할 가치다.
3·1절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 답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공동체의 책임을 다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107년 전,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쳤던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며, 3·1절이 과거를 기리는 날을 넘어 오늘과 내일을 밝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