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서울=강수선 기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을 향해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즉각 자진 사퇴하라”며 강력한 포화를 퍼부었다. 정부조직 개편 이후 국가 재정 개혁을 이끌어야 할 초대 장관 후보자가 오히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도덕성 검증을 넘어 사법적 수사가 필요한 수준이라며 세 가지 핵심 사퇴 사유를 제시했다.
먼저 경실련은 공개된 녹취록 속 이 후보자의 폭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좌진을 향해 “죽여버리고 싶다”는 폭언을 하고, 자녀 수박 배달이나 공항 픽업 등 사적 심부름을 시킨 행태를 두고 “공직자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성마저 결여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감정 배설 도구로 취급하는 인식은 수만 명의 공무원을 통솔할 장관으로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공분을 사고 있는 대목은 자녀들의 특혜 의혹이다. 세 아들이 본인의 노력 없이 친척 회사 지분과 배당금을 통해 20대 초반에 이미 약 44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게 된 점을 ‘공격적인 조세 회피’이자 ‘부모 찬스’의 전형으로 규정했다. 이외에도 군 복무 보직 신설 의혹, 국회 인턴 경력 품앗이,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 평범한 청년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겼다는 비판이다.
준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배우자가 연고도 없는 인천 영종도의 농지를 매입한 후 실제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농지법 위반 의혹과 정치 후원금으로 리스한 차량을 가족이 인수한 과정에서의 공금 유용 가능성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경실련은 “불법 투기와 편법으로 재산을 불린 사람이 국가 예산을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겠느냐”며 날을 세웠다.
경실련은 이 후보자가 본인의 과오를 알고도 장관직을 수락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꼬집으며, 20년간 5차례나 공천을 주며 중진으로 키워낸 국민의힘의 검증 시스템 부재도 함께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이번 인사는 정치적 셈법에 매몰되어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결과”라며, 이 후보자의 즉각 사퇴만이 무너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