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선근 기자】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이우영)이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을 받았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3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울산2025부노7) 심의에서 위원 3대 0, 만장일치로 사용자 측 패소 결정을 내렸다.
공단은 지난 2월 고용노동교육원이 주관한 ‘올해 제1기 공공기관 현안이슈 워크숍’(4월 10~11일)에 노사 동반 참석을 요청했으나, 공단 노동조합 본부는 현 경영진의 반노조적 태도 등을 이유로 동반 참석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공단은 노조 본부와의 협의나 통보 없이 노동조합 지역조직의 특정 간부를 비밀리에 섭외해 교육에 동반 참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위는 이 같은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4호가 금지하는 ‘지배개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단 단체협약상 “업무 관련 연수과정은 노사협의로 정하여 실시할 수 있다”(제34조), “필요 사항은 공단이 통보해야 한다”(제7조)는 조항에도 배치된다고 못박았다. 교섭대표노조가 이미 참석 거부 의사를 밝힌 교육에 사측이 특정 노조 간부를 별도로 섭외했다면, 이는 통보·협의의무 대상이라는 취지다.
공단이 노조 간부를 우회 섭외한 배경에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점수 확보 목적이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단은 지난 6월 20일 발표된 2024년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고, 세부 지표에 ‘노사관계’ 항목(총 47.5점 중 2점)이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조직 간부에게 보은성 식사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용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서구을)은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해야 할 노동부 산하기관이 지배개입을 시도한 것은 중대한 일탈”이라며 “지배개입을 기획·결정한 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특정 노조원 회유와 노노갈등 유발 시도 여부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단 노동조합은 단일노조이자 교섭대표노조로, 과거 노사 동반 교육·연수에는 노조 위원장이 참석자를 정해왔다. 이번 판정과 관련한 공단 본부의 공식 입장 표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